사실 원래 계획은 춘천마라톤이 올해 나의 마지막 마라톤이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ymca마라톤 추가모집을 알게 되었고 날짜를 보니 생일과 비슷한 시기에 가을 막바지쯤이었다.
그동안 2시간을 훌쩍 넘겼는데 이번엔 2시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싶었고 별 생각 없이 그렇게 하프마라톤 신청을 하게 되었다.
이번주 화요일에 약 6km 정도 뛰고 난 후 목요일에 마지막 최종점검을 하는 게 목표였는데 수요일 술을 먹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져버리고 결국 화요일이 마지막 최종점검인 셈이 되었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해야하는데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에서 하면 오히려 더 대회에 지장을 줄 것 같아서 그냥 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고 그렇게 이번주는 크게 무리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보내며 쉬는데 집중했다.
하프마라톤 대회가 있는 전날인 토요일은 내 생일겸사겸사 점심쯤 에슐리에 가서 배 터지게 먹고 저녁은 소화가 되지 않은 것 같아 그냥 굶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잘한 건지 모르겠다.
대회 당일 아침
7시쯤 눈이 떠졌고 가볍게 보충제, 달걀후라이2개, 미리 쪄놓은 밤 몇 알을 먹었다.
원래는 미리 쪄 놓은 고구마가 있는 줄 알고 탄수화물의 대채제로 그걸 먹으려고 했던 건데 없어서 그냥 집에 있는 걸로 대충 때웠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것 또한 잘한 건지 모르겠다.
전일 저녁을 굶은것도 그렇고 당일 아침 탄수화물도 제대로 먹지 않은 것이 대회때 힘을 제대로 못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출발점이 광화문, 도착점이 종각역부근이었는데 초가을 날씨면 짐을 맡길게 없었을 텐데 이제는 제법 아침에 날씨가 쌀쌀해서 외투를 챙겨 나갔고 피니쉬인 종각역 부근 물건 맡기는 곳에 짐을 맡겼다.
이런경험도 처음인 게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곳 중간 길목에 물품을 맡기는 곳이 있었는데 보통은 광화문에서 대회를 시작을 하면 광장에서 이루어졌던 것 같은데 큰 대회가 아니라 그런지 장소섭외가 안된 건지 조금 생소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9시가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빠르게 출발지점인 광화문광장을 향해 갔는데 어차피 나는 c조였기에 뛰어가진 않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넘어가서인지 길거리에는 대회 출전자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막상 광화문광장에 도착하니 그래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대회의 열기를 느끼고 있었다.
하프 신청한 사람들 대부분 다 출발을 하고 10km a조가 출발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많은 인파들 때문에 앞으로 가진 못하고 그냥 a조에 같이 시작을 하는게 낫겠다 싶어 그냥 물 흘러가듯이 같이 출발을 하게 되었다.
아직 몸이 안풀린탓인지 2~3km 밖에 뛰지를 않았는데 숨이 꽤나 차기 시작했고 최대한 530 페이스에 맞춰서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다.
6km넘어가니 어느 정도 숨이 안정을 찾았고 그때부터 페이스를 조절하며 뛰기 시작하니 사람들을 제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그렇게 10km까지 무난하게 뛰기 시작했다.
10km지점에서 에너지젤을 하나 섭취하고 갑자기 안 하던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힘이 들었고 13~14km 정도일 때 기록을 단축시키고자 하는 욕심에 페이스를 올려야 하나 갈등이 되었는데 괜히 무리해서 후반 가서 뒤처지느니 이대로만 뛰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무리를 하지 않았다.
15km지점 넘어가면서 에너지젤을 하나 더 섭취를 했고 16~17km 지점이 오니 한계가 조금 느껴졌는데 이 힘듦이 폐활량인지 허기져서 그런건지 아니면 신체 이상의 문제인지 사실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530페이스가 630까지 뒤처졌지만 다시금 최대한 집중을 해서 600까지 끌어올린 후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를 악물고 달렸다.
20km 넘어가자 끝이 보인다는 생각에 남은 1km에서 조금 페이스를 더 올렸고 이내 피니쉬 지점을 가파른 숨과 함께
빠르게 달리며 겨우 통과를 했다.
너무나 힘들고 지치는 시간이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한 것 같다.
물론 더 기록을 단축시키면 좋겠지만 나는 그냥 딱 이정도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은 아니어도 가끔씩 도전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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